[단독주택]시흥 Proto.38D2

걸음마다 피어나는 노랫소리

경기도 시흥의 계획형 단독주택 택지지구. 도시의 인프라와 자연의 여백이 나란히 공존하는 곳. 밝은색 보도를 따라 걷다 고개를 들면, 부드럽게 굽어드는 모퉁이길 끝에 오늘의 주인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도시적 감도를 유지하면서도 과한 조형을 배제하여 매끄러운 마감을 자랑하는데요. 그레이톤 락보드와 우드 톤 포인트 외장재 조합이 절제 속에서 따스함도 놓치지 않는 균형을 보여줍니다.

현관은 마당을 향해 열려있습니다. 다용도실과 나란히 계획된 현관은 낯설 수 있는데요. 현관과 마당으로 이어지는 동선에서 다용도실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고려한 배치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 번 더 정제된 차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현관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진 수납장이 자리하고, 그 사이 우드 톤의 오픈장이 엇박자의 리듬을 형성합니다.

40평형의 모델에서 시작된 경기 시흥 단독주택은 건축주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함께 또 따로 시간을 보내는 가족의 생활 맞춤형 동선입니다.

중문 너머로는 1층의 공용공간, 거실로 향하는 길이 바로 보입니다. 왼편에는 바로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습니다. 거실과 주방을 가로지른 후에 계단에 도착하는 기본 구성과 달리, 현관 옆에 바로 계단을 배치하여 1층과 2층의 동선을 분리한 것인데요. 공간을 나눈다는 것은 단순히 벽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죠. 가족 구성원 각자가 자신만의 시간을 존중받게 한 배려가 가득한 구조입니다.

거실과 주방은 기능적으로는 구분되지만, 감각적으로는 하나의 분위기를 공유합니다. 그레이톤 마감재로 통일한 벽, 450x900 사이즈의 에디톤 마루는 시각적 연속성을 강화합니다. 아트월 위로 번지는 NGR 워싱 포인트, 공기의 순환을 담당하는 실링팬과 같은 디테일은 공간의 품격을 담당하죠.

주방은 하부장에 우드 톤을 적용해 그레이 톤과 대비를 이루면서도 조화로운 배치를 완성했습니다. 외관에서 보여줬던 색상의 조합이 실내까지 이어지는 정돈된 인상이 돋보입니다.

1층에서 눈에 띄는 것은 계단 하부를 이용한 수납공간입니다. 바깥쪽에서부터 순서대로, 계단 하부 수납장, 냉장고장, 주방 수납장을 배치. 잉여 공간을 줄이면서 사용성과 심미성까지 동시에 확보했습니다.

시흥 단독주택에서 가장 사적인 면모는 2층에서 드러납니다. 건축주가 홈시어터 공간의 음향 배선을 직접 설계할 만큼 애정을 가진 공간인데요. 홈시어터와 홈바가 중심을 이루며, 거실과는 다른 밀도의 생활을 담아냅니다. 소리와 빛, 휴식이 교차하는 공간으로 구성되었죠.

공간을 채우는 디테일도 단독주택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입니다. 9mm 슬림 문선으로 시각적 분절을 최소화했고, 안방과 침실 모두에 설치한 실링팬으로 사계절 내내 쾌적함을 제공합니다.

또 욕실은 바닥과 벽면에 같은 자재로 마감하여 수평·수직의 구획이 줄어들면서, 체적 대비 넓은 공간감을 확보했습니다.

우리만의 서사를 채운 집에는 어떤 선율이 가득할까요?

오늘도 경기 시흥 단독주택으로 향하는 길엔

걸음마다 절로 콧노래가 흘러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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